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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동 주민자치센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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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이곳 주민자치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역사문화 탐방을 보내주겠다는 반가운 공지를 봤습니다. 우리 아들이 아직 초등학생은 아니지만 머지 않았습니다. ‘정말 좋은 동네로 이사를 왔구나’ 싶어서 기뻤습니다. 그렇게 공지를 읽어내려가던 중에 이상한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몸이 불편한 학생은 참여를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고 뭔가 잘못 해석한 것이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해 볼 때 저 문장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애인 학생은 참여할 수 없습니다.

신봉동 주민센터 역사문화탐방 공지문. 몸이 불편한 학생은 참여를 삼가해 달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신봉동 주민센터 역사문화탐방 공지문. 몸이 불편한 학생은 참여를 삼가해 달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저희 아들이 장애인이거나 몸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라도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있겠죠. 저는 지금 장애를 갖게 된 아버지의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만약 저희 아들이 나중에 장애아가 된다면 제가 저런 공지문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모두 똑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제가 신봉동 주민센터의 공지를 완전히 오해 해버렸거나 또는 공지문을 작성하신 분께서 작문 실력이 형편 없어서 본래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까?

굳이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어쩌구 저쩌구 떠들고 싶지 않습니다. 법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다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후손들에게 가르치지 못한 어른들의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을 더 두려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식의 공지는 장애인 차별 금지법에 의하여 충분히 소송 대상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들추어 내는 일이 이제는 썩 기분이 좋지 않지만 더 이상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굳이 적습니다. 공산성은 지형이 산이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학생이 오를 수 없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신봉동 주민자치센터에 요청합니다. 앞으로는 몸이 불편한 학생도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휠체어를 타고 있으면 서로 밀어주고 눈이 안보이면 옆에서 팔짱을 건내주기만 하면 됩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 그리고 함께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은 우리나라 역사보다 더 값진 체험을 하고 돌아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분류: 생활의 발견 | 2010년 11월 3일, 5:27 | 정찬명 | 댓글: 2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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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정찬명, AlI_IT_News. AlI_IT_News said: [정찬명] 신봉동 주민자치센터 보세요.: 최근에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이곳 주민자치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역사문화 탐방을 보내주겠다는 … http://bit.ly/da5zXU @trendspottor […]

  2. 야간비행 댓글:

    “주민센터에 시정을 요청했다”는 말을 기대 하며 읽었지만, 실제로 요청하시고 쓰지 않으신건지 알 수는 없네요.

    지적하신 공지문을 쓴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평소, 웹과 관련된 좋은 정보 감사히 접하고 있습니다.

  3. 정찬명 댓글:

    @야간비행
    공지문에 이 포스트 제목과 주소를 남겨 놨습니다. 그 분들 보라고 쓴 글인데 전하지 않았을리가 있나요.

  4. 드자이너정 댓글:

    ^^ 컨텐츠는 굉장히 좋으나 접근성에 문제가 있군여. 생활화 되어있는 정찬명님의 마인드가 보여서 또 한번 배우게 됩니다. 자치주민센터에서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도 꼭 좀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하고 배려깊은 대응이 있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답답했던 우리나라 웹도 서서히 변해가듯이요..

  5. 익명 댓글:

    자식을 가진 입장으로써 가슴이 아프네요
    이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시정조치를 꼭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들 문제를 지적하였으면 그것을 시정해달라고 말할수 있는 실천도 필요한 듯 저는 시정해달라고 말하러 가겠습니다. 그럼 이만

  6. 익명 댓글:

    주민의견에 감사드립니다.
    “몸이 불편한 학생이라고” 표현한 것은 심한 감기와 독감에 걸려 동행인에게 전염을 일으킬 수 있고, 학생이나 멀미를 심하게 하는 경우를 두고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멀미가 심한 학생이 참석해서 가는도중 중간에서 되돌아온 사례도 있어서 이 문구를 넣은 것입니다.
    또한, 지체 장애나 정신 장애를 저희들이 차별하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희들에게 이들을 돌볼 전문자가 없다는 것이고, 장애를 책임지고 돌 볼수 있는 보호자가 동행한다면 저희
    들도 언제나 환영 입니다.
    당 센터의 세밀하고 친절하지 못한 표현에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드리며 좋은 의견을 주신분께 감사 드리고
    좀 더 주민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주민자치센터가 되도록 노력 할 것을 다짐 합니다.

  7. 익명 댓글:

    신봉동주민자치센터의 답글은 민원안내 의견접수란으로 올려놓으신 글에 있습니다. 참고 하세요.

  8. 작업 댓글:

    답변이 달려있네요
    신봉동 주민센터에서도 이제는 문구 하나 하나에 신경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9. soul 댓글:

    “저희 아들이 장애인이거나 몸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라도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있겠죠.” 이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네요.ㅠ 삼가해야하는 이유라도 적혀있었음 상심이 덜 할텐데…여행갈 경우, 장애우가 있으면 아무래도 안전을 위해 봉사자 한 분도 함께 가는게 좋긴 해요. 물론 장애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10. 삼용 댓글:

    우울한 얘기지만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곧 좋은 날이 되겠죠

  11. 강장군 댓글:

    찬명님에게
    또 한가지 배워갑니다.

  12. 정찬명 댓글:

    @드자이너정
    신봉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이 포스트에 직접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앞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몸이 불편한 사람을 아우르는지 한번 지켜볼 예정 입니다. 콘텐츠가 정말 좋다는건 사실일껍니다.

  13. 익명 댓글:

    글 잘보고 갑니다.

  14. 그린애플 댓글:

    아. 이제 새 포스팅을..!!

    우헤헤

  15. 정찬명 댓글:

    @그린애플
    그럴께요. 뭐 재미 있는 이야기꺼리 없나 찾아보는중예요. ㅎㅎ

  16. 은희 댓글:

    장애는 누구나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한마디 가슴에 새깁니다

  17. 김관석 댓글:

    주체자가 주민자치 위원회 군요. 여기는 대부분 센터 건물안에 있지만, 센터와는 다른 자치기구 입니다. 누군가 좋은 뜻에서 건의한 일 같은데, 위 글은 아마도 당일 인솔자가 썼지않았겠나 생각이 드는군요. 모두가 장애에 대해서 인지하고는 있지만 직접 체험하는일은 말처럼 쉽지않은 일인데, 자치 위원회의 저분은 아마도 이전 행사에서 이런 문제로 고충이 있었나 봅니다.(추신공지를 붙인것으로 보아)

    항의 하신일은 참 잘하신것 같습니다. 저 인솔자분도 일반 주민이겠죠. 이제부터 조금씩 장애에 관한 공의를 알아가실것 같군요.

  18. 정찬명 댓글:

    @김관석
    아 그렇군요. 제가 괜히 주민자치센터를 곤란하게 만들었네요. 미안한 마음도 있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19. 나그넹 댓글:

    지나가는 나그네입니다.
    ‘땡땡땡 가 말하길’ 이부분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정찬명가 말하길’ ? 발음이 이상하지요? ㅎㅎ
    차라리
    ‘땡땡땡 님이 말하길’ 이게 어떻까요? ^^;
    (가 -> 님이)
    시간이 남아 돌아 괜히 찝쩍거려봅니다. ㅎㅎㅎ

  20. 정찬명 댓글:

    @나그네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조만간 말씀하신대로 고치도록 할께요. ^^

  21. 김종호 댓글:

    너무 공감이 가고 좋은 지적이 담긴 글이네요.

    언제라도 우리 주위엔 선천적인 장애아가 태어날 수도 있을테고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지라도 주민센터의 “표현”에 있어서 너무 안타깝네요.

    앞으로는 받아보는 입장에서 글을 쓰고 표현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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