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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욕구, 별도의 배려, 특별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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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애인의 날 기고했던 글이 네이버 다이어리에 게시가 되어 제 블로그에도 옮겨 왔습니다. 장애인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았지만 장애에 대한 제 생각을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투박한 글을 좀 더 차분하고 부드럽게 편집해 주신 담당자분께 감사 드립니다. 네이버 다이어리는 NHN의 공식 기업 블로그 입니다. 얼마 전까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에 그쳤지만 최근 댓글과 엮인글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열린 소통의 장으로 변신을 시도 했습니다. 미투데이트위터도 나란히 운영하고 있으니 네이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친구맺기 또는 팔로잉 하시면 되겠네요.

안녕하세요? NHN 오픈UI기술팀에 근무하는 정찬명 입니다. 저는 장애인이 아니며 그 분들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습니다. 바로 ‘특별한 어떤 욕구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욕구는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모두 특수하고 다양합니다. 이 점이 제가 생각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출발점입니다.

‘분리’와 ‘별도의 배려’라는 해결책에 대해

얼마 전 한 국가 산하 기관에서는 마우스의 드래그 앤 드롭을 이용한 비밀번호 입력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을 발표 했습니다. 그러나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이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보충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 없음을 강력하게 비판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방식을 만들어 보완하면 된다”는 대안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별도의 배려’라는 해결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성급히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차별에 대해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으로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 그리고 이와 같은 사유로 불리하게 대하지 않지만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마우스를 사용한 비밀번호 입력장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장애인을 해당 서비스와 분리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법 조항을 엄밀히 따지자면 차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차별이냐 아니냐’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애초부터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과연 장애인들은 원할까요? 장애인 전용 홈페이지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장애인들은 원할까요? 그 누구도 특별한 욕구가 있다고 해서 특별히 분리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양한 욕구의 수용 방법에 대해

우리가 접하는 모든 제품들은 가치의 산물입니다. 어떤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가치가 개입 됩니다. 디자이너는 더 아름답게, 엔지니어는 보다 기능적으로, 영업사원은 그 제품이 더 많이 팔리기를 원할 것입니다. 제품은 시장에 나오기까지 이런 다양한 가치들을 아우르기 위하여 치열하게 경합하게 되고 소비자들은 그런 가치의 총합인 물건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제품은 어떤 공통된 가치를 포함하고 있을까요? 다양한 공통점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바로 ‘다양한 욕구’에 대한 수용 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 아들은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어린 남자아이 인데요. 가끔 공중 화장실에서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화장실의 남자 소변기가 너무 높은 곳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고층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아이는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는 층별 버튼 가운데 키가 닿지 않는 버튼이 있습니다. 여섯 살이면 혼자서도 엘리베이터를 조작할 줄 아는데 키가 작아서 어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휠체어를 탄 지체 장애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은 보다 낮은 곳에 수평으로 배치해 두면 애초부터 모두가 편하지 않았을까요? 또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점자 버튼을 추가하는 일은 비효율적인 발상일까요?

최근에는 ‘터치’로 작동하는 전자제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제품들이 오랜 시간 사랑 받으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요? 조작 방법을 시각에만 완전히 의존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주머니 속에 넣고도 간단한 기능은 조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를 처음부터 고려하는 것은 비용만 많이 들어가는 골치 아픈 일일까요?

특별한 시선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서는 이와 같은 용어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 했습니다. 사실 장애를 가진 분들 가운데는 ‘친구’ 이상의 연배를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이분들을 모두 뭉뚱그려 ‘친구’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어떤 시각의 단면일 수도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장애인은 특정 집단으로 분류하거나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에 대하여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애인을 위하여 ‘무엇을 했다’ 라는 생색내기도 그리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특별한 시선과 동정의 눈빛은 오히려 벽과 같다는 게 장애인들의 입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장애라는 말을 사람에게 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진짜 장애는 ‘다른 욕구를 지닌 사람을 돕지 못하는 환경’에 있는 것이지 ‘조금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애 유무를 떠나서 누군가는 나와 조금 다른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모두가 더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 앞으로 네이버 서비스가 차별, 다름이 없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포스트

‘어둠 속의 대화’ 전시 체험
‘모두를 위한 설계’ 유니버설디자인

분류: 웹 접근성 | 2010년 4월 21일, 2:16 | 정찬명 | 댓글: 19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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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군 댓글:

    특별한 시선은 불편하다라는 것. 많이 공감합니다.

    ps. 입력박스에 “필수 아님” 문구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성스러운 곳에 방문했더니 세세하게 변화한 작은 배려가 곳곳 보이네요~ 사랑합니다.ㅋㅋㅋㅋ

  2. 정찬명 댓글:

    @이군
    하지만 댓글은 필수 입니다. ㅎㅎㅎ

  3. Espressivo 댓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관련 포스트 ‘어둠 속의 대화’ 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ㅠㅠ

  4. SH-KWON 댓글:

    솔직히 그 때 교육받기 전까지는 제가 만든 웹페이지를
    ‘ 누군가는 볼 수 있고 누군가는 볼 수 없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전혀 못해봤는데
    교육 받고 난 이후로 웹 페이지 하나를 만들때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되고
    대체텍스트를 꼬박 꼬박 달고 있어요!
    이번 글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해주는 글인 것 같아요!!
    찬명님 블로그에 오면 항상 정독하고 간다는..ㅎ

  5. rewindme 댓글:

    요기는 머리아파지는 블로그에요.
    그런데도 왜 자꾸 들락거리는지…ㅠㅠ

  6. 정찬명 댓글:

    @Espressivo
    어둠 속의 대화는 표가 있었는데도 아이들 때문에 갈 수가 없었어요. ㅠㅠ

  7. 정찬명 댓글:

    @SH-KWON
    꼭 필요하고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 겁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8. 정찬명 댓글:

    @rewindme
    제가 너무 어렵게 이야기 했나봐요. 조금 더 쉽게 쓰도록 노력할께욤. ㅎㅎ

  9. haeppa 댓글:

    다름과 분리와 배려…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는 단어들이네요.
    글 전체에서 다양한 시선과 생각들이 느껴집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0. 정찬명 댓글:

    heappa님 블로그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

  11. 닭장군 댓글:

    ‘장애우’라는 말 누가 만들었는지 참 비웃음이 나더니 결국 사라지겠군요 ㅎㅎ.
    장애우가 뭐래요. 그냥 몸이 좀 불편한 사람이니까 장애인이라고 해도 되는걸. 한마디로 전시행정이죠.

  12. Daewang 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13. 닭장군 댓글:

    장애인 이라는 말까지 쓰지 않는건 좀 무리수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멀쩡한 사람과 다친(?)사람이 같을리가 없는데 구분할 수 있는 말이 당연히 있어야죠.

  14. 정찬명 댓글:

    @닭장군
    장애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것은 차별하거나 분리하지 말자는 의미로 이해해 주세요. 입에 담지 말자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

  15. 익명 댓글:

    장애인이라는 말보다, 조금 친근한 장애우(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의미에서)나, 신체부자유자라는 말도 있는데… 음…

  16. 정찬명 댓글:

    @익명
    이 포스트에서는 익명님이 조금 친근하게 느끼는 단어들이 그분들께는 오히려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17. 댓글:

    ㅎㅎ안녕하세요!
    웹표준의날에 참가한 학생입니다. 미친도되어있어요!^^
    글을 읽어보니
    많은 배려가 느껴지네요.
    저같은 경우엔 시각장애인과는 반대로
    소리를 잘 못알아들어서 힘드네요.
    동영상강의같은거 볼때도 자막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을 해볼때도있답니다.!

    저도 웹개발과 디자인공부를 시작하려고하는데 종종 글 읽으러 오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18. 정찬명 댓글:

    @총
    미투데이에서는 총은님 이시군요. ^^ 저도 가는귀가 조금 먹어서 잘 못 듣는 편입니다. TV 볼륨을 왜 이렇게 크게 틀어놓고 보냐고 집에서 맨날 구박 받아요. ㅎㅎ 자막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 보면 어찌나 고마운지요.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

  19. 또또자맘 댓글:

    정말 찬성하는 글이네요. ^^. 전 제 가족중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근데,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보면 장애가진 사람으로 보고, 집에서 우리가족을 보면 전혀 장애라는 생각을 안 가지고 있거든요. 참 생각하기 나름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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