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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츄어의 즐거운 사진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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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명사진은 제 오랜 취미중의 하나 입니다. 몇 안되는 절친한 친구들은 모두 사진찍기를 좋아하거나 카메라를 좋아하는 녀석들이었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죠. 운 좋게도 한때는 사진관에서 일한 적도 있을만큼 사진과 가깝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래전 제로보드를 이용해서 만든 개인 웹 사이트에서는 사진강좌를 종종 올리기도 했었는데 현재의 블로그로 전환하면서 모두 버려졌고 오늘은 다시 한번 사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니콘 FM-2보통의 남자들이 그러하듯 처음에는  기계에 무척 많은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니콘 FM-2 라는 이름을 지닌 수동 카메라는 한 때의 생활고로 팔아치운일이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북극에 갈일은 없겠지만 그놈은 북극에 가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녀석이라고 하는 그런 놈이었죠. 고전적이면서도 극한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고 찍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서 천지차이의 느낌이 나는 아주 다루기 힘든 녀석이었다고 생각 됩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수동카메라를 늘 둘째 마누라 라고 볼멘소리로 치켜 세우셨지만 저는 카메라를 여자에 비유한 것이 매우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정말 콧대높고 까다로운 그녀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죠.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 발전은 저와 같이 대충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마츄어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굉장히 많은 사진을 경제적인 부담 없이 찍을 수 있게 되었고 득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사진을 못 찍는 사람이라도 많이 찍다보면 그 가운데 건질만한게 나오니까요. 그리고 제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피드백은 곧 더 좋은 사진을 찍는 계기가 됩니다. ‘이 사진 너무 잘나왔다’ 라는 한마디에 그와 비슷한 구도와 장면을 다시 한번 연출하려고 노력하게 되죠.

이쯤 되면 혹시 저를 아마츄어 사진작가쯤으로 오해하실 만한 분들도 계실까 싶어 미리 말씀 드리자면 ‘아마츄어’는 맞지만 ‘사진작가’는 아닙니다. ‘술 잘 먹어요?’ 라는 질문에 그냥 ‘좋아는 합니다’ 라고 답변하는것 같네요. 정말 그냥 좋아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주제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대한 철학이나 노하우 같은 것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좋은 사진은 카메라로 찍는게 아니다.

2004년 2월 친구 김나라별이 글의 본문에 삽입된 첫 번째 본인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진은 모두 제가 촬영한 사진인데요. 좌측에 보시는 사진은 똑딱이만으로도 늘 좋은 사진을 즐겨찍는 제 친구의 사진입니다. 보이시죠? 똑딱이. 저 카메라를 들고 함께 사진여행을 떠났다가 한 겨울에 눈밭에 누워서 서로를 찍어주는 장면 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 사진(맨 위 첫 번째 사진)을 찍어준 오랜 친구죠.

저는 사진에 대한 이론이나 원리를 조금 알게 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격는 단계가 바로 장비에 대한 집착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동호회에 나가면 늘 새로 나온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고 다른 회원들의 악세사리는 너무 편해 보이고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가난해서 가진거라고는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열정 밖에 없는데 왜 자꾸 제 멀쩡한 렌즈를 바꾸라고 성화인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물론 이해는 합니다. 더 좋은 카메라와 더 좋은 렌즈가 있으면 사진은 더 깊은 맛을 내면서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그리고 끝입니다. 저는 묘사가 뛰어난 사진보다는 무엇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그런 사진이 좋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 앞에서 장비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하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장비값은 좀 하니? 내 생각에는 말이야. 장비는 좋은 사진을 찍는데 10% 밖에 기여하지 않아. 무엇 없는 목수가 연장탓을 하는 법이지."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이란 바로 이런 겁니다.

  1. 운 좋게도 그 시간에 그 사람과 그곳에 있을 수 있었고 (50%)
  2. 식상하지 않은 황금 구도를 잡은 후에 (30%)
  3. 카메라를 적절하게 다룬 결과 (10%)

여기에 ‘좋은 장비’까지 있어준다면 그야말로 100% 완벽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죠? 결국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하늘이 내려주는 자연이나 사람과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절대로 좋은 장비를 갖추는게 먼저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말이죠.

좋은 사진은 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

2004년 3월 신혼여행 중 제주도사진에 입문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인터넷에서 강좌를 찾아 보거나 책을 읽게 됩니다. 사진에 대한 이해와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는데 더 없이 좋습니다. 그러나 정말 좋은 사진은 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메뉴얼 대로 사진을 찍으면 그저 문안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뿐 메뉴얼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입니다. 

2007년 5월 집에서 아들사진 촬영의 기교 가운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구도’ 인데요. 메뉴얼 대로 찍으면 대체로 문안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얼떨결에 저희 집사람을 처음 소개해 드리네요. 표정도 무척 행복해 보이고 적절한 구도로 잘 클로즈 업된 사진입니다. 나쁘지 않군요. 일단 배운대로 찍었으니까요. 하지만 늘 이런 구도로만 사진을 찍는다면 집사람 보다 제가 먼저 식상할 것 같네요. 집사람 말고 사진이요.

교본에서는 앵글을 가로 세로로 3등분 한 다음 촬영 대상을 각각의 선이 교차하는 4개의 지점 중 한 곳에 두고 시선 방향으로 여백을 주라고 알려 줍니다. 인물의 표정을 촬영하는 경우는 되도록 인물의 장점이 잘 부각될 수 있도록 클로즈 업. 최악의 인물 사진은 화면을 배경으로 가득 매운 다음 사람은 앵글 한 가운데 콩알만하게 서 있고 발목은 앵글 밖으로 사라진 사진입니다. 메뉴얼과는 별 상관이 없이 막 찍은 저희 아들 사진은 어떤가요? 자동카메라로 대충 찍은듯 구도나 여백은 형편 없지만 모델의 표정 하나로 다른 모든것을 압도하지 않나요? 교본에서는 언제 사진을 찍으라고까지 알려주지는 않죠. 저런 순간을 잡아내는 것은 순전히 촬영하는 사람과 촬영 당하는 사람의 교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촬영 대상에 대한 애정이나 연민이 없으면 절대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을껍니다.

사진은 대본없는 인생 다큐멘터리.

포토북 - 아이의 출생 당시 사진들사진을 취미로 한다고 말하기가 무색하게 요즈음에는 누구나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사진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요. 사진이 목적인 여행을 떠날 때마다 느꼈던 점은 참 허탈하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꼭 대박을 치고야 말겠어’ 라며 복권을 사고는 늘 마지막에 헛탕치는 그런 기분이죠. 대박의 꿈은 이제 접었습니다. 굳이 밖으로 나가야만 할까요?

그렇다고 일상 속에서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절호의 찬스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인데요. 저는 그냥 생각날 때 꺼내서 찍습니다. 카메라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둔 다음 집에서도 찍고 주말에 야외에 놀러 갈 때에도 그저 생각나면 챙겨가는 수준이지요. 불규칙하지만 자주 찍는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포토북 - 아이의 출생 당시 사진들이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아들이 4살이 되는 동안 4,000여장의 사진을 찍게 되더군요. 한해 평균 약 1,000장의 사진을 찍었고 하루 평균 2.7장의 사진을 찍은 샘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찍은 초음파 사진으로 부터 시작해서 저희 아들 녀석이 크는 모습은 적어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촬영하고 있으니 대본없는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사진들은 몇년에 한 번씩 썸네일 형태의 사진들로 가득 매워진 포토북으로 만들 계획이고 이미 올해 두 권의 포토북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4살이 되는 동안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빼곡히 들어 있으니 나중에 아이가 성장해서 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모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는지 알게 되겠지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사랑하는 연인 또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들을 자주 사진으로 기록해 두시고 나중에 꼭 인화하거나 책으로 만들어보세요. 노년을 대비해서 보험을 드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다음에 보험금 받아야 무슨 소용인가요? 내일 당장 죽더라도 ‘난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어’ 라고 회상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사진기를 잘 보이는 곳으로 끄집어 내 놓으시죠!

PS : 괜찮은 사진공유 서비스 있으면 소개좀 해주세요 ㅡㅡ;

분류: 생활의 발견 | 2008년 11월 28일, 3:12 | 정찬명 | 댓글: 19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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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황규연 댓글:

    저도 제 사랑하는 조카가 태어나면서 많이 찍게 되었는데요.^^;
    성장 다큐 포토북 괜찮은 아이디어이네요..하하..

  2. 정찬명 댓글:

    황규연님, 좋은 아침 입니다. ^^ 조카 사진도 좋지만 어서 2세 사진을. ㅎㅎ.

  3. 엽님 댓글:

    사진 찍기를 카메라를 인가 ??
    fm-1 으로 시작 해서 로모(토이카메라) 피쉬아이 등 등을 거쳐 펜탁스 캔디까지…
    지금은 귀차니즘들 때문에. 카메라 가방에 먼지가 싸여가긴 하지만 언젠가 그놈을 다시 손에 쥘 생각에…..ㅎㄷㄷ

    언제 한번 출사 같이 갔으면 좋겠네요 *_*;;; 전수해주시와요~ㅎㅎ

  4. 정찬명 댓글:

    엽님, 저는 출사 갈때 우리 가족 데리고 가야 합니다. 홀몸이 아니잖아요. ㅋㅋ.

  5. 엽님 댓글:

    아 그렇군요!ㅎ
    주위에 홀몸들이 자꾸 살아져 속상 합니다 ㅎㅎ

  6. 밥먹자 댓글:

    오~ 저 니콘 수동카메라… 저희 아빠도 가지고 계신다지요. ㅎㅎ

    저도 사진을 나름 자주(?) 찍는 편이긴 한데 죄다 식물인지라…
    사람들도 찍고 그래야할텐데 말이죵. 그러고보니 정작 가족 찍은 사진은 몇 장 안 되는군요.. ^^;;
    포토북 부럽네요~

  7. 조현진 댓글:

    AOL Pictures를 추천할까나요..; http://pictures.aol.com/

    용량제한이 없다던가.. 개발자 한분이 추천해줘서 저도 사진 좀 올려놨습니다만.
    Flickr만큼 유명하진 않아도 나름 괜찮습니다.

  8. 꿈트리 댓글:

    예술가 적인 찬명님의 사진찍기 모습이 그립습니다. ㅡㅜ

  9. Na! 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군시절(공병대 공사장교를 2년 넘게 하다보니..) 공사현장 관리 사진을 많이 찍다보니 구도나 무얼보여 줘야 하나(보고서용을 많이 찍어서..) 뭐 이런게 잡힌 케이스입니다. 다만 인물은 안찍어봐서.. 지금도 사람을 찍거나 제가 찍히는걸 잘 못하고 있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좋은 사진은 장비나 기술보나는 찍는 사람과 피사체의 교감에 더 중요하지 않나 합니다. (그래서 제 사진기는 아직도 F-717입니다. 라고 우겨봅니다. )

    디지탈카메라가 되고 나서는 필림으로 찍던 때보다 셧에 들이는 노력이 줄어서인지(셧당 지불 금액이 거의 안들어서..) 좋은 사진이 안나오더군요..
    역시 공짜는 없나 봅니다..

  10. 정찬명 댓글:

    현진님, 추천 감사합니다. 시간내서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

  11. 정찬명 댓글:

    꿈트리님, 저의 이런 모습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찬명의 예술적인 사진촬영 자세

  12. 깜찍슈기 댓글:

    넵…사진은 사람이 찍는 겁니다.
    전에 한 번 소니 미니디카 u20으로 찍은 사진 보니 DSLR로 찍은 사진보다
    더 잘 찍혔더라고요. 그 사진 찍으신 분의 내공이 정말 최고인듯요.

  13. 정찬명 댓글:

    네, 저도 그런분들을 무척 존경합니다. 저도 한때 소니 U-40 이라는 작은 모델을 애용하기도 했었는데요. 뭐니뭐니 해도 늘 지니고 다니면서 빠르게 순간포착하는데는 이것만한게 없더라구요. 포커스 맞출 필요도 없이 앵글만 잡아서 똑딱~ 하는 그 재미도 좋지요. ^^;

  14. 봄눈 댓글:

    나중에 저도 멋지게 한 장 찍어주세요^^)/

  15. 황준상 댓글:

    형님. 저도 드뎌 이제 탐조소식을 전하기 시작했어요.ㅋㅋ
    해오라기 탐조소식

  16. 황준상 댓글:

    구도 배우러 도시락 싸들고 형님 따라 다녀야겠어요.ㅋ

  17. 정찬명 댓글:

    도시락은 형이 사줄테니 카메라 구경이나 한번 시켜주라. ㅋㅋㅋ

  18. 파스텔 댓글:

    저도 아이 사진 찍으면서 느끼는 부분인데
    어린이집에서 체험학습 같은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나중에 돈을 지불하고 사진을 보면
    표정이며 얼굴이 내맘 처럼 이쁘게 나오지 않터라구요.
    그런데 내가 찍어주는 사진속에 아이는 정말 너무도 사랑스럽고 이쁘기만 하거든요.
    내가 잘 찍어서가 아니라 말씀하신 것처럼 촬영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인 것 같아요.
    요즘 다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글을 읽게 되었는데 장비 보충 할 생각 말고 그냥 그 순간을 운 좋게 잘 담아보고 싶어지네요~^^

  19. 정찬명 댓글:

    파스텔님 예쁜 아이 사진 많이 찍으세요!
    저는 지금 둘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첫째 때만큼 많이 안찍게 되네요.
    카메라를 새로 사면 막 찍고싶어질것 같은 느낌이 왜 드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사진은 사람이 찍는거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막 이러고 있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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